花雲의 詩/화운의 詩 4

거꾸로 서는 나무

花雲(화운) 2012. 1. 24. 04:34

 

 

거꾸로 서는 나무

 

 

우수수 휘날리는 대로

가진 것 다 놓아버리고

손끝에 칼바람 찌르면

나무들은 거꾸로 물구나무선다

 

허공으로 가벼이 잔뿌리 펼쳐

햇살도 거꾸로 받고

빗물도 거꾸로 적시면서

흙속에 머리 박은 채

저 깊은 세상으로 향하는 나무

 

가지 끝에 얼어붙는 달과

수정구슬로 매달리는 별을 품어

긴긴 겨울 나기 하는 동안

추위를 견디며 자라나는 간절한 꽃눈

시린 발로 다시 일어서려

새벽으로 뻗는 꿈을 키운다

 

 

2011.11.21

'花雲의 詩 > 화운의 詩 4'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결점  (0) 2012.01.28
레미콘  (0) 2012.01.26
방패연  (0) 2012.01.22
꿈의 집/ 1  (0) 2012.01.18
호수거울  (0) 2012.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