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花窓)/ 김판용
투박한 나무 두드려
누가 숨은 꽃을 찾아놓았네.
여섯 물과 일곱 산 넘어
한 번 끌질에 열두 번 절을 한 목공
그 공덕에 모란 연꽃들
구름 걷힌 해처럼 환하네.
밤낮으로 스님은 목탁을 치고
그 소리 따라 간살지에 얹힌 꽃들
문을 차고 날아가네.
천리만공이 광배로 가득히
능가산 구름도
변산의 바다 물결도 온통 꽃빛이어서
눈부신 서역 먼 길이
내소사 대웅전 문살에 있었네.
* 김판용 시인; 전북대, 고려대 교육대학원 졸업
1991년 한길문학으로 등단
황토헌문화연구소 설립
저서로 '그대 사는 세상' '교실 속의 우리문학' '모악산'
'꽃들에게 길을 묻다'가 있음. 한국작가회 의원
nagnekp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