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3

곶감/<물도 자란다>

花雲(화운) 2011. 1. 5. 04:23

곶감

 

 

무슨 죄를 지었기에

벌건 대낮에

발가벗겨 오랏줄에 묶인 채

저리 허공에 달려 있나요

 

지나가는 바람의

심술궂은 발길에 채이며 

뭇 시선들의

따가운 눈총을 피할 수도 없이 

 

하얀 거품으로 말라

오그라드는 몸뚱이에

햇살의 채찍으로 돋는 상처는

아픔보다 더 빨간 헌생(獻牲)인가요

 

부끄러움 무릅쓰고

붉은 속살 드러내어

스스로 제물이 되는 것은

만인 앞에 드리는 달콤한 공양인가요

 

 

2011.01.03

시집 <물도 자란다>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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