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3

겨울나무 사이로

花雲(화운) 2010. 12. 25. 12:06

 겨울 나무 사이로

 

 

힘써 피워 올렸던 잎을 떨어내고

찬바람 부는 언덕에 서 있는 나무

힘겹게 살아온 날들을 벗어내고 싶었던 걸까

 

햇살이 줄어들 때마다 움츠러들어

찬 입김에 흔들리며 쉰 울음 우는 것은

물색없이 살아온 날들을 후회하고 있는 걸까

 

바싹 마른 가지로 침묵하고 있는 것은

무거운 것 내려놓고 맺힌 맘 풀어내어

오직 맑은 영혼으로만 하늘을 담으려는 몸짓

 

훤히 속살 보이는 수풀 사이

가랑잎 속에 묻힌 빛바랜 시간 속으로

미처 나누지 못한 표정들이 서성이고 있다

 

 

2010.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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