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3

단풍나무의 인(印)

花雲(화운) 2010. 4. 2. 23:47

단풍나무의 인(印)

 

 

날 때부터

화인(火印)이 찍혀 평생

주홍글씨를 새기고 살아야 했습니다

푸르르고 싶은 건

오직 꿈에서만 가능한 일

용서 받지 못할 죄의 흔적인가요

 

타는 여름이 못 박히는 날

천둥소리 울며 울며

두려운 땅에 단비를 부어주었습니다

 

어둠을 따라가며

따가운 눈총을 던지는 자

비웃으며 조롱하는 그들은

미처 모르고 있습니다

 

백설이 천지를 덮어주는 고요한 밤

저만 홀로 감격하여

진홍빛 두 손 모으고

하늘을 우러르고 있는 것을……

 

 

2010.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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