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8

강아지가 사는 세상

花雲(화운) 2020. 10. 29. 17:31

강아지가 사는 세상

 

 

우리 집 강아지

'똘이'는 순둥이라서 다툴 줄을 모르고

'설이'는 샘쟁이라서 애교가 넘치고

'진저'는 개성적이라서 주관이 뚜렷하다

 

밥 챙겨주는 사람보다

산책 시켜주는 사람을 더 따르는 건

먹는 것보다 노는 것을 더 좋아한다는 사실

먹는 건 대충 먹어도 상관없지만

즐거움이 충족되어야 행복하다는 얘기다

 

일 년 열두 달

목줄에 매여 허접한 것을 먹으며

마당 밖을 떠나본 적이 없는 아이들

사람은 그저 두려움의 대상이라서

경계심을 풀지 못하고 산다

 

좋은 주인 만나면

상팔자로 솜 방석에 앉아 살고

독한 주인 만나면

개 팔로자 철창에 갇혀 살아야 한다

 

주어진 생이 전부인 줄 알고

주인 밖에 모르고 살아가는 犬生

그들이 사는 생애엔

꿈도 없고 좌절도 없다

 

 

 

20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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