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8

낙엽이 가는 길

花雲(화운) 2020. 9. 22. 10:05

낙엽이 가는 길

 

 

올 때는 

아무 것도 모르고 왔다

 

비가 언제 내릴 지...

바람이 어디로 불 지...

눈이 얼마나 쌓일 지... 

 

그래도

넓은 들이 아늑해서 고맙고

푸른 하늘이 높아서 좋았다

 

산천 어디에서든

생명은 돋아나고

색색가지 꽃들 지천으로 피어나

솜씨있게 한 상 차려 놓으니

모든 것이 축복이라 여겼다

 

찬바람 파고들어

앞사귀 가장자리부터 저려오는 아픔

더 이상 나뭇잎을 살릴 수 없는

나무의 서러운 고통을 보았다

 

지키고 싶어도 지킬 수 없어

살 점 하나씩 떼어내는 피 빛 이별

그 마저도 축복이라 여겼다

 

 

2020.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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