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8

사람이 귀하다

花雲(화운) 2020. 4. 26. 14:01

사람이 귀하다

 

 

 거리엔 꽃다발 한가득

봄의 찬미를 들려주건만

교정에는 오가는 인적이 없다

 

강의실은 모두 비어 있고

교내 식당도 잠겨 있다

비어 있는 벤치엔

햇살만이 도란거리고

 

하늘을 올려다보던

소녀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사회적 거리 두기신학기 개강 연기로

가까이 오가지 못하는 마음만

한적한 교정을 더듬고 있다

 

나무들이 푸른 잎을 두르고

꽃들이 찬란한 빛을 내어도

보아주는 이 없으면

희락마저 주저앉은 침울한 뜨락

 

세상의 어느 것보다

만물을 보호하고 다스리는

사람이 더욱 귀하다

 


2020.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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