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귀하다
거리엔 꽃다발 한가득
봄의 찬미를 들려주건만
교정에는 오가는 인적이 없다
강의실은 모두 비어 있고
교내 식당도 잠겨 있다
비어 있는 벤치엔
햇살만이 도란거리고
하늘을 올려다보던
소녀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사회적 거리 두기신학기 개강 연기로
가까이 오가지 못하는 마음만
한적한 교정을 더듬고 있다
나무들이 푸른 잎을 두르고
꽃들이 찬란한 빛을 내어도
보아주는 이 없으면
희락마저 주저앉은 침울한 뜨락
세상의 어느 것보다
만물을 보호하고 다스리는
사람이 더욱 귀하다
2020.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