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이빨
요즘 들어
찬물 마시기가 시리다
밥에 든 돌을 씹어도 끄떡없고
잠을 자면서도 거침없이 갈았는데
수십 년 쓰다 보니
어금니가 맨들맨들 닳아버렸다
일이 자꾸 꼬여 악물고
무시당할 수 없어 북북 갈면서
눈에 거슬린다고 씹어대고
억울함에 잠못 들어 곱씹다가
이제 더 씹어 무엇 하나
어금니 닳아지듯
옹색하게 뭉쳐버린 속내도
따라서 짓눌려 갈리는가 보다
딱딱하고
차갑고
뜨거운 것은 피해야 하고
부드럽고
따듯하고
말랑한 것만 먹어야 한다니
아직도 풀지 못한 상심 남아있다면
이참에 버려야 할 것 같다
2020.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