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8

뒷걸음질

花雲(화운) 2020. 2. 19. 21:18

뒷걸음질

 

 

 살면서 하기 싫은 것 중 하나가

뒷걸음질이다

겁이 날 때

자신이 없을 때

도망가고 싶을 때

비겁해지고 구차스럽게 된다

 

당당하게 큰소리 내며 살고 싶지만

힘이 안 되거나

실력이 모자라거나

부딪치고 싶지 않거나

붙어봐야 패할 게 뻔하다

 

뒷걸음질도 엉성하게 했다간

뒤로 나뒹굴어 봉변당하기 십상

맘 졸이며 돌아보지도 않고

앞으로 앞으로만 전진할 수 있다면

꽤나 근사한 인생이 되지 않을까

 

주머니에 아기를 품고도

거침없이 뛰는 캥거루처럼…

두 발뿐이지만 가시덤불 언덕에서도

재빠르게 달리는 에뮤새처럼…

 

 

2020.02.19

* 캥거루, 에뮤새는 뒷걸음질을 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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