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사는 여자
예순여덟 번째 생일
아침부터 문자 벨이 울린다
며느리에 이어 아들 딸
그리고 친구들까지...
풍성한 축하로 배부른 하루가 열린다
오늘 따라 햇살은 따스하기만 하고
해마다 수북이 쌓이던
눈[雪]이 고파도 허기지는 줄 모르겠다
늦은 아침을 먹고
허허로운 논둑길로 강아지들과 산책을 하고...
쓸쓸해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저녁 밥상을 차릴 때까지
같이 사는 남자의 무심한 입은 열릴 줄을 모른다
기억이 오락가락하는지
무슨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지 완전 잊어버렸다
그렇게 묵묵한 시간이 흐르고
저녁 9시 뉴스를 보며
혼자만의 하루가 어두워진다
2020.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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