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7

태풍 불던 날

花雲(화운) 2019. 9. 9. 09:39

태풍 불던 날

 

 

큰 나무들이 흔들거린다

위 아래로 출렁거리고

이리저리 너울거리다가

몸통까지 휘청거리고 있다

 

어린 나무들은

중심을 잡지 못해

곤두박질치다가 뒤집어지며

엎치락뒤치락 정신을 못 차린다

 

하늘은 어둠으로 가로막히고

겹겹이 물 폭탄을 담은

먹구름이 지붕 위로 몰려 와

시커먼 얼굴로 노려보고 있는데

 

처마 끝에 매달려

오도 가도 못하는 물고기

마침내 재앙이 닥쳐온다고

몸이 부서지도록 종을 치고 있다

 

 

2019.09.07

태풍 '링링'이 몰려오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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