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7

낮잠

花雲(화운) 2019. 8. 8. 10:30

낮잠

 

 

더위를 피해 책을 읽다가

슬그머니 밀려오는 졸음에

잠시 눈을 감는다

언젠가 떠나온 날들 속으로 떠나는

감미로운 여행의 시작이다

 

발목을 적시던 시골길의 아침

초가집 담장 아래 퍼지던 백합 향기

들기름으로 볶은 머웃대 나물

장날이면 구경 가던 광대놀이마당

 

젊디젊은 엄마 얼굴 뒷편으로

코흘리개 친구들이 달려 나오고

뭉개구름 피어오르는 동해바다로

기차를 타고 달려간다

 

내려앉은 눈꺼풀에 빗장을 걸고

날개 없이도 신나는 외출

여름햇살이 멀어지는 줄도 모르고

훨훨 날아다니던 꿈결은

달달하면서도 끈적끈적한 눈물 맛이다

 

 

2019.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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