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漢詩 1

뒷동산에 대추는 땄소?- 김성달, 연안 이씨

花雲(화운) 2018. 8. 5. 17:46


몇 번이나 아이 손잡고 뒷동산에 올랐소?- 김성달

內家酬贈聯珠錄.『詩家點燈(시가점등)』



家在金鰲山下邨 (가재금오산하촌)   집은 금오산 아랫마을에 있으니

憶鄕千里正消魂 (억향천리정소혼)   고향 턴리 생각하면 혼이 녹아내리는구려.

秋來棗栗方堪摘 (추래조율방감적)   가을 되어 대추 밤 딸만하게 되었을 터

幾度携兒上北園 (기도휴아상북원)   몇 번이나 아이 손잡고 뒷동산에 올랐소?


내시(奇內詩)라 한다. 조선 후기 문인 김성달(金盛達. 1642~1696)이 아내에게 부친

기내시이다. 멀리 외지에서 남편이 아내에게 보내는 시를 기내시(奇內詩)라 한다.

조선 후기 문인 김성달(金盛達. 1642~1696)이 아내에게 부친 기내시이다.

이 시는 이규경(李圭景)의 『詩家點燈(시가점등)』「內家酬贈聯珠錄(내가수증연주록)」

에 실려 전한다.  김성달이 임지에 홀로 부임해 있을 때 고향과 가족을 드리워하며 쓴

시이다. 이 시를 받은 심성달의 아내 연안 이씨 역시 남편을 그리는 시를 남겼다.



빗소리를 들으며 아내에게 부친 시에 차운하다- 연안 이씨

次聽雨奇內


雨餘垂柳細如絲 (우여수류세여사)   비 끝에 늘어진 버들 실처럼 가느니

無限淸陰鸚獨知 (무한청음앵독지)   무한한 맑은 그늘을 꾀꼬리 혼자 아는구나.

啼作春聲長繞枝 (제작춘성장요지)   지저귀며 봄 소리 만들어 가지를 감도니

別心今日却忘悲 (별실금일각망비)   이별한 마음 오늘에야 슬픔을 잊겠구나.


남편이 외지에서 봄비 소리를 듣다가 아내 생각에 젖어 시 한 수 적어 보내니, 아내도

그 시에 차운하였다. 봄비 끝에 버들가지는 휘늘어지고 꾀고리는 봄이 왔다 지저귀는데,

남편의 시를 받고 보니 한순간에 이별의 슬픔이 가시는 듯하다.


김성달의 아내가 죽자 박세당(朴世堂. 1629~1703)응 그녀를 애도하는 시 「김진안

(金鎭安) 성달(盛達)의 아내에 대한 만사(輓詞)」를 남겼는데, 살아생전 다정했던

아내를 잃고 슬픔에 빠져 있는 김성달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김진안 성달의 아내에 대한 만사- 박세당

『서계집(西溪集)』


恩愛白年抛子孫 (은애백년포자손)   일평생 사랑하자던 님 자식을 버리고 떠나니

漆燈終古閉泉門 (칠등종고폐천문)   칠등만 영원히 무덤 문을 지키누나.

能敎潘令忘深痛 (능교반령망심통)   어이하면 반령으로 하여금 깊은 슬픔을 잊고

獨復閑時念笑言 (독부한시념소언)   한가하게 담소하던 시절을 생각하게 할는지.


枝老碧梧曾共棲 (지로벽오증공서)   오래 묵은 벽오동 가지에 함께 깃들었는데

雄飛何苦獨悲啼 (웅비하고독비게)   수놈 날며 어찌 괴로이 홀로 슬피 우는가?

養哺九子雌先去(양포구자자선거)   아홉 새끼 기르던 암놈이 먼저 떠나니

强半巢中羽未齊 (강반소중우미제)   둥지 속 태반은 깃이 아직 가지런하지 않네.



한시 러브레터. 강혜선

(주)도서출판 북멘토.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