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漢詩 1

빗속의 연꽃 - 최해

花雲(화운) 2018. 7. 16. 17:28


빗속의 연꽃 - 최해

雨荷



貯椒八百斛 (저초팔백곡)   후추를 팔백 가마나 쌓아 두다니

千載笑其愚 (천재소그기)   천년 두고 그 어리석음을 비웃는다.

如何碧玉斗 (여하벽옥두)   어찌하여 푸른 옥으로 뒷박을 만들어

竟日量明珠 (경일량명주)   하루 종일 맑은 구슬을 담고 또 담는가.


* 椒: 고기 냄새를 없애 주고 매콤한 맛을 내는 후추

* 千載: 천 년

* 碧玉斗: 푸른 옥으로 만든 됫박. 여기서는 연꽃 잎을 말함

* 竟日: 하루 종일


崔瀣 (1287~1720)? 

- 고려 말의 문인. 호가 졸옹(拙翁)인데 바보 같은 늙은이라는 뜻이다.

- 1320년 원나라에 가서 그곳의 과거 시험에 급제하였다. 늙어서는 농사를 지으면서

   저술에 힘을 쏟았으며 곧은 성품 때문에 세상 사람의 미움을 받아 많은 고생을 했다.

- 역대 훌륭한 문인들의 시와 문을 모아 《동인지문》25권을 엮었고 《졸고천백》과

   《삼한시귀감》 등의 책을 남겼다.


작품해설

-  당나라 때 원재란 사람은 탐욕스런 관리였다. 그는 지위를 이용하여 뇌물을 받아

   엄청난 재산을 모았다. 그가 죽은 뒤 창고를 뒤져 보니, 후추가 무려 팔백 가마나

   나왔다. 종유 기름도 오백 냥이나 나왔으며 평생을 써도 절대로 쓸 수 없는 엄청난

   양이었다. 그래서 나라에서 이를 몰수하였다.

- 첫 번째, 두 번째 구절에서는원재의 이 탐욕스런 마음을 이야기했다. 무슨 욕심이

   그렇게 많으냐고 나무란 것이다.

- 그런데 이 시는 빗속의 연꽃을 노래한 것이다. 도무지 무슨 말인지 잘 연결이 되지

   않는다. 앞에서 난데없이 원재의 한없는 욕심을 말한 것은 세 번째, 네 번째 구절을

   이야기 하기 위해서다.

- 세 번째 구절에서 말한 '푸른 옥으로 만든 됫박'은 바로 넓고 푸른 연꽃의 잎을 말한다.

   연못 위로 솟은 푸른 연잎마다 비 구슬을 담았다가는 연못에붓고, 또 담았다가 연못에

   붓고 하는 뒷박질이 한창이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리고 연못은 연잎이 하루 종일 모아서

   쏟아 놓은 맑은 구슬로 가득 차 버렸다.

- 비록 원재는 후추를 그렇게 욕심 사납게 쌓아 두었다가 후세 사람들의 비웃음을

   받았지만, 하늘이 준 맑은 구슬을 연못 속에 가득 쌓아 두고픈 시인의 욕심은 아무리

   지나쳐도 나쁠 것이 없을 것 같다. 그만큼 마음이 맑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 . 정민.

(주)보림출판사.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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