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화(散華)
시골집 마당 한켠에 무더기로 쌓여
아궁이에 불살라질 날을 기다린다
베어지고 토막토막 잘려
머금고 있던 숨결마저 다 뱉어야만
갈 수 있는 길
땡볕에 그을리고
바람에 시달리며
하루하루 최후의 시간 속으로 떠밀려간다
살아왔던 발자취 점점 오그라들고
차곡차곡 쌓인 기억들
연기처럼 날아가 버려도
한 生의 끝이
활활 타오르는 불꽃일 수 있다면
타다가 검은 숯덩이로 남을망정
후회 없이 온몸 던져 뜨겁게 사를 일이다
201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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