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사진이야기/차·음식

카페 '하이디하우스' 3

花雲(화운) 2012. 7. 27. 22:47

 

 

 

 

 

 

 

 

 

 

 

 

 

 

카페에서

 

                             임승진

 

꽃샘 바람이

벌거벗은 골짜기를 할퀴는 오후

얇은 구름 사이로 날아다니던 햇살은

언덕 위에 내려 앉기도 전에

젖어 버린다

 

구겨진 마음을 펴지 못한 

나그네가 들렀던가

 

얽히고 쌓인 인연들이

한 바가지씩 퍼 담아 뿌려져

발자국마다

뽀얗게 닳아버린 통나무 계단

 

아직도

차가운 현관 문의 손잡이가

내 가슴을 찌르는가

 

울고 웃는 사연들이

벽마다 테이블 마다

깊어진 상처로 아로새겨져

오늘도 방황하는 발걸음을

창 너머로 그리워하고 있다

 

           1998-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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