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단에 기적을 일으킨 책 - 시바타 도요 [약해지지 마세요]
/ 고노 에이지
'99세의 시집 1백만 부 돌파' 2009년자비로 출간한 시집이 4개월 동안 1만부 증쇄,
10개월만에 1백만 부 돌파
그 책을 읽고 자살하려고 한 생각이 사라졌다.' '그 책은 노후의 지침이 됐다.
- 독자의 반응
일본인들이 시 읽기를 좋아하지 않는가? 그것은 아니다. 시 다운시, 시인다운 시인의
작품을 읽고 싶어 한다. 그런데 그런 기회가 거위 없었던 것이다.
"도요 상의 시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아침의 시] 독자 여러분뿐만이 아니라 실은
심사위원인 '나'입니다. 맣은 응모 엽서 속에서 도요 상의 시가 불쑥 얼굴을 나타내자
좋은 바람을 맞은 것처럼 상쾌한 기분이 됩니다." - 산케이 신문 심사위원 '신카와 가쭈에
(시집 '서문'에서)
대답 /시바타 도요
바람이 귓전에서
"이제 슬슬
저승으로
갑시다"
라고 간사스러운 목소리로
유혹을 해요
그래서 난
바로 대답했어요
"조금 더
여기 있겠어요
해야 할 일이
남아 있기 때문에"
바람은
곤란한 표정을 짓고
휑하니 돌아갔다.
말 / 시바타 도요
별 생각없이 한 말이/ 남에게 얼마나/ 상처를 주었는가/ 나중에 깨닫게 될 때가 있다/
그럴 때/ 나는 급히/ 마음속을 방문하고/ 미안해요/ 라고 하면서/ 지우개와/ 연필로/
말을 수정해 간다.
저금 / 시바타 도요
나는요 남한테서/ 친절함을 받으면/ 마음에 저금해 놓아요// 외로워졌을 때는/
그것을 꺼내/ 힘을 얻어요// 당신도 지금부터/ 저축해 놓아요/ 연금보다/ 좋아요
외로워지면 / 시바다 토요
외로워졌을 때/ 문틈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손으로 떠내/ 몇 번이고 얼굴에/
대어본다// 그 따스함은/ 어머니의 따스함// 엄마/ 힘낼 거야/ 중얼거리면서/
나는 일어선다
- 한국 시와 일본 시의 차이점
"일본의 시는 머리로 쓴 시, 한국의 시는 마음으로 쓴 시" 시바타 할머니의 시는 마음으로
쓴 시, 이 시집이 1백만부 팔렸다는 것은 그만큼 이런시를 읽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일본에
있다는 이야기다. 즉 이 시집은 잠재하고 있던 엄청난 수의 독자들까지 발굴한 셈이다.
시바타 할머니는 아버지가 게으름뱅이였기 때문에 10대에 살던 집이 남한테 넘어가고
셋방살이를 하게 됬다. 스무 살 때 중매결혼을 했는데, 남편은 월급을 하나도 안 주고
성격도 무서운 사람이었다. 그래서 6개월만에 이혼하고 여관이나 식당 종업원, 바느질
일을 하면서 살았는데, 서른살 때 훌륭한 요리사에게 프러포즈를 받았다. 두살 연상의
에이키치라는 사람인데, 이 사람은 나중에 요리학원에서 가르칠 정도의 솜씨였다.
그 다음 해 아들이 태어나고, 아들은 중학생 때부터 문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리고
나중에 아들이 어머니에게 시를 써 보라는 권유를 하게 됐다.
샹송 가수가 곡을 붙이고 CD를 만들어주기도 하고, 본인이 NHK라디오에 출연도 했다.
인생은 뭐가 일어날 지 모른다. 끝까지 살아 보아야 한다. 뭔가 기쁜 일이 기다릴 지 모른다.
그런 희망을 모두에게 주는 일이 이번의 히트였다.
시 한 편 한 편 읽어도 싫증이 안 나고 다시 읽고 싶은 시이기도 하다.
사실 위로받은 것 같은 공감이 생긴다. 거만했던 시인과 시단은 이번 [약해지지 마세요]
히트로 벌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반성이 핑요하다. 또한 마음으로 쓴 시인에게는
드디어 길이 열렸다고 할 수 있겠다. 반가운 일이다.
*고노 에이지 - 동국대학원 국문과 졸업. [현대문학] 등단. 한국희곡문학상 수상.
- 계절문학 2011 가을호 16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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