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굿 128 / 김초혜
하루내내
강가에 앉아
흐르는 물만 보다가
나도 모르게
그대 기슭에
이르고 말았네
모든 사람 중에
그대를 택하게 한
그대 때문에
얼굴에 눈도 입도
다 지워져
숨쉬는 것조차
괴로워도
그대 강가에 이르면
속절없이
나를 쏟아 흐르고 마네
<해설>
누구나 사랑의 열병을 앓았던 기억을 기지고 있다.
사랑에는 사실 아무런 이유가 없다. 그냥 강물처럼 그대에게 흘러가 버리는 것이다.
오로지'그대'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속절없이 모든 것을 바치게 되는게 사랑이다.
김초혜 시인의 연작시'사랑굿'은 깨달음이다. 언어로 도달한 사랑에 대한 깨달음이
빛나는 시편이다.
허연 기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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