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3

낙엽의 노래/<상사화>

花雲(화운) 2010. 10. 13. 06:02

낙엽의 노래

 

 

푸르르게 살다

순순하게 가는 길

한살이의 생이 족하여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몸을 낮춘다

 

남겨야 할 것은

생명의 근원에게 돌려주고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어

한가로운 순간

 

살아있던 날들은

매순간 기적 같았고

스쳐간 인연들은

가슴 아린 사랑이었어도

 

지금은 뼛속으로 

새겨진 이야기를 지워야 할 때

이별을 슬퍼하기 전

메마른 얼굴일랑 천천히 땅에 묻으련다

 

 

2010.10.12

시집 <상사화> 게재

'花雲의 詩 > 화운의 詩 3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때늦은 외출  (0) 2010.10.22
칸나  (0) 2010.10.21
둘레길  (0) 2010.10.03
진리의 빛  (0) 2010.09.28
삶의 길  (0) 2010.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