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의 노래
푸르르게 살다
순순하게 가는 길
한살이의 생이 족하여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몸을 낮춘다
남겨야 할 것은
생명의 근원에게 돌려주고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어
한가로운 순간
살아있던 날들은
매순간 기적 같았고
스쳐간 인연들은
가슴 아린 사랑이었어도
지금은 뼛속으로
새겨진 이야기를 지워야 할 때
이별을 슬퍼하기 전
메마른 얼굴일랑 천천히 땅에 묻으련다
2010.10.12
시집 <상사화>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