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詩와의 동행

겨울 허수아비/ 조봉익

花雲(화운) 2010. 8. 30. 08:44


겨울 허수아비 조봉익

 


매서운 칼바람에 떨며

저 너절너절 찢어진 누더기 나부끼어

펄럭펄럭 소리 내어 우는 것은

 

외로워도

어찌하지 못하여

터지는 속내 울림이리라

 

잊혀진 것인지

버려진 것인지

 

어둡고 기인 겨울 밤

함께 지새웠다면 혹 알 수 있었으려나?

보름이 반으로 접힌 하현달 뜨는 날

춥고 푸른 적막 깔리면서

꺼억 꺽

팔목 비틀리어 무너지는 소리

 

황량한 벌판 가로질러 구르는

달빛 또한 외로워

휑하니

한 줄기 바람이 지나는 곳

마른 풀잎에 맺힌 서리 반짝이는 그 곳

텅 빈 들판 한가운데

 

늙으신 아버지 그렇게 서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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