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3

장애인으로 만들지 마세요

花雲(화운) 2010. 4. 21. 08:07

장애인으로 만들지 마세요

 

 

눈과 귀는

언제라도 어두워질 수 있고

뜻하지 않게 팔다리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평평한 길은

어디든지 다닐 수 있지만

올라가야 하는 계단 앞에선 장애인이 됩니다

 

손으로 더듬어 책을 읽을 수 있지만

점자로 되어 있지 않으면

새로운 책을 볼 수 없습니다

 

들리지 않아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고

보이지 않아도

아파하는 마음 느낄 수 있습니다

 

걸을 수 없어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게 아닙니다

다만 불편하면 불편한 대로

측은하면 측은한 대로

그냥 그대로 보아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2010.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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