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7

마당에서 자던 날

花雲(화운) 2018. 8. 8. 15:04

마당에서 자던 날

 

 

더위에 지쳐 잠 못 드는 밤

마당에 텐트를 쳤다

사방 그늘 막을 걷어 올리니

모기장 사이로 별들이 속삭이고

솔숲에 숨은 그믐달이

실눈으로 웃는다

소쩍새가 깨우는 통에

뒤척이던 잠은 저만큼 달아나고

무르익는 풀벌레 소리에

도란도란 머루 빛 추억을 엮는다

푹푹 찌던 열기도 식어가고

앞산마루 앉은 달이

뒷마당 감나무에 걸릴 때

그제야 여름인 걸 잊어버린 채

땅을 베고 하늘을 덮고

찹찹한 이슬 냄새에 늦잠을 청한다

 

 

2018.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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