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에서 자던 날
더위에 지쳐 잠 못 드는 밤
마당에 텐트를 쳤다
사방 그늘 막을 걷어 올리니
모기장 사이로 별들이 속삭이고
솔숲에 숨은 그믐달이
실눈으로 웃는다
소쩍새가 깨우는 통에
뒤척이던 잠은 저만큼 달아나고
무르익는 풀벌레 소리에
도란도란 머루 빛 추억을 엮는다
푹푹 찌던 열기도 식어가고
앞산마루 앉은 달이
뒷마당 감나무에 걸릴 때
그제야 여름인 걸 잊어버린 채
땅을 베고 하늘을 덮고
찹찹한 이슬 냄새에 늦잠을 청한다
2018.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