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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 윤선도

花雲(화운) 2018. 7. 18. 13:42

무궁화 - 윤선도


木槿


甲日花無乙日輝 (갑일화무을일휘)   오늘 핀 꽃이 내일까지 빛나지 않는 것은

一花羞向兩朝輝 (일화수향양조휘)   한 꽃으로 두 해님 보기가 부끄러워서다.

葵傾日日如憑道 (규경일일여빙도)   날마다 새 해닌 향해 숙이는 해바라기를 말한다면

誰辨千秋似是非 (수변천추사시비)   세상의 옳고 그름을 그 누가 따질 것인가.


* 辨: 변별하다

* 是非: 옳고 그름


尹善道 (1587~1671)

- 조선 중기의 시인. 호는 孤山. 본관은 해남이다.

-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여러 학문에 능통하였다. 성품이 강직하여 여러 차례 바른 말로

   상소를 올려 그때마다 귀양을 갔다.

- 남인이었던 그는 당시 집권파인 서인의 미움을 받아 평생 많은 좌절을 경험하였다.

- 시조 창작에 뛰어나 〈어부사시사〉, 〈오우가〉등 주옥같은 작품을 남겼으며 임금을

   생각하고 나라를 근심하는 한시도 많이 있다.


작품해설

- 윤선도는 무궁화를 '一日花'하고 불렀는데, 이 말은 하루밖에 못 가는 꽃이라는

   뜻이다.

- 중국 사람들은 무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꽃이 하루도 못 가서 땅에 떨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꽃 이름을 무궁화라 하지 않고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는 꽃', 또는 꽃의 화려함이 하루밖에 못 간다고 '하루 영화꽃'이라고 낮춰서

   불렀다. 그밖에 가진 것도 없이 뽐내는 소인배를 가리키는 뜻으로도 쓰였다.

- 그러나 윤선도의 생각은 중국 사람과 아주 다르다. 무궁화는 오늘 피었다가 오늘

   지는데 하나의 꽃으로 두 해님에게 인사하는 것이 부끄럽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을 바꾸어 보면 무궁하는 이랬다 저랬다 하는 꽃이 아니라 참으로 순수하고

   충직한 마음을 지닌 꽃이라는 것이다.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 . 정민.

(주)보림출판사.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