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漢詩 1

역사를 보고 느낌이 있어서 - 김육

花雲(화운) 2018. 1. 16. 19:17


역사를 보고 느낌이 있어서- 김육

觀史有感 (관사유감) 『潛谷遺稿잠곡유고』권 1



古史不慾觀 (고사불욕관)   옛 역사를 보려 하지 않는 건

觀之每逬淚 (관지매병루)   볼 때마다 눈물이 나오기 때문

君子必困厄 (군자필곤액)   군자들은 반드시 곤액 당하고

小人多得志 (소인다득지)   소인들은 대부분 뜻을 이룬다.

垂成敗忽萌 (수성패홀맹)   성공할 만하면 패망이 문득 싹트고

欲安危已至 (욕안위이지)   편안해지려 하면 위험 이른다.

從來三代下 (종래삼대하)   옛날 三代 아래로부터는

不見一日治 (불견일일치)   하루도 다스려진 것 보지 못했다.

生民亦何罪 (생민역하죄)   백성들한테는 무슨 죄가 있는가.

冥漠蒼天意(명막창천의)   저 푸른 하늘의 뜻 알 수 없구나.

旣往尙如此 (기왕상여차)   지난 일도 오히려 이와 같았는데

而況當時事 (이황당시사)   이때의 일이야 말해 무엇하겠나.


金堉 (1580~1658)

- 조선 사대부 집안에서 태어나 영의정까지 오른 사람이었다.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광해군 시절 벼슬을 하지 않고 초야에 묻혀 역시 가난하게 살았다.

- 인조 원년(1623), 44세 나이로 벼슬살이를 시작하여 백성을 위한 정치의 처음과 끝이

   大同法이라  생각해 이법의 시행을 평생의 염원으로 삼고 살다 갔다.

- 대동법은 각 지역의 특산물을 세금으로 바치는 공납(貢納)을 대체한 법이다. 광해군

   시절(1608)에 경기도를 시작으로 부분 시행되다가 숙종 34년(1708)에 전국적으로

   확대되었다.


작품해설

- 이 시에는 대동법과 관련한 내용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늘 백성의 고단한 삶을

  염두에 두고 죽을 때까지 대동법 시행을 주장했던 김육의 일관적인 태도를 알면 이

  시의 깊이를 알 수 있을 것이다.

- '군자들은 반드시 곤액 당하고, 소인들은 대부분 뜻을 이룬다' : 나라를 위해 무언가

   일을 하려고 하면 그때마다 방해하는 세력이 나타나니 무척이나 괴롭다.

- 유사 이래로 중국의 夏·殷·周 三代 이외에는 하루도 다스려진 것을 보지 못했다.

   김육이 사는 시절이 그만큼 살기 어려웠다는 이야기다.

- 권력자들의 이익 놀음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힘없는 백성에게 돌아간다. 백성한테

   무슨 죄가 있는가.

- '저 푸른 하늘의 뜻 알 수 없다' : 악한 사람은 별을 받고 선한 사람은 복을 받는 것이

   하늘의 섭리라고 믿었는데 왜 그와 반대의 일이 벌어지는가.


- 김육은 곡창지대인 충청도와 전라도까지 대동법을 확대 시행하자고 주장했으나 金集과

   宋時列  등의 반발에 부딪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김육은 대동법이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걸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으나 그가 죽은 뒤

   50년이 지나고서야 비로소 전국적으로 시행되었다.

- 김육은 백성 속에 살면서 그들과 함께 가난을 경험했으며 기득권 계층에 속해 있으면

   서도 자신의 이익보다는 가난한 백성의 편에 서서 그들의 삶을 돌보려 했던 명재상

   이었다.



「한시에 마음을 베이다 」  김재욱 지음. 史·六

  왕의 서재.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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