戱贈玉樓仙 (희증옥루선) - 송인
臨分解帶當留衣 (임분해대당류의) 헤어질 때 띠를 풀어 옷 대신 남겨두어
敎束纖腰玉一圍 (교속섬요옥일위) 한 아름 옥처럼 가는 허리에 매게 하였지만
想得粧成增宛轉 (상득장성증완전) 그대는 단장하여 아름다움 더하고선
被誰牵挽入羅幃 (피수견만입라위) 누군가에게 이끌려 비단 휘장으로 들어가겠지.
宋寅 (1517~1584)
- 열살에 왕의 사위인 부마가 되었다. 송인의 아내는 中宗의 셋째 딸 貞順翁主이다.
- 송인은 부마로서 순탄한 삶을 살았고, 당대의 명필로 이름을 날렸다.
작품해설
- '헤어질 때 띠를 풀어 옷 대신 남겨두어' : 띠를 옷 대신 남겨둔다고 했으니 원래는 옷을 남겨
두는 게 일반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 옛날 당나라의 유명한 문장가 韓愈는 친분이 있던 승려 太顚(태전)과 이별할 때 태전의 옷을
남겨두게 했다고 한다. 서로 헤어질 때 옷을 남겨두고 가는 건 이 일화에서 유래되었다고 본다.
- 이별의 증표로 자신이 차고 있던 허리띠를 기생한테 준다는 것은 그걸 보면서 자기를 떠올려
달라는 말이겠다. 그걸로도 모자라 '한 아름 옥처럼 가는 허리에 매게' 했다.
- 이 시는 송인이 평양에 갔을 때 만난 기생과 작별하면서 썼다고 한다.
- 한시 비평에 뛰어났던 許筠이 조선의 시를 뽑아서 『國朝詩刪(국조시산)』에는 이 시의 제목이
「西京贈妓(서경증기)」, '서경에서 기생한테 주다'로 되어있고 마지막 4구는 '被他牵挽入沈幃
(피타견만입심위)'로 되어 있다.
- 옛날과는 많은 것이 달라진 지금 독자에 따라 이 시를 불편하게 여길 수도 있겠지만 나아가 이
작품의 바탕에는 여자를 천시하는 생각이 깔렸다고 볼 수 있다.
「한시에 마음을 베이다 」 김재욱 지음. 愛·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