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업둥이가 들어왔다.
우리 똘이가 산책나갔다가
집에 오는 길에 따라온 작은 강아지인데
누가 버리고 갔는지 여러 날 동네를 떠돌아다녔다고 한다.
털도 깨끗하고 사람을 따르는 폼이 여간 살갑지가 않다.
발정이 났는지 며칠 째 우리 집에 머물면서
똘이와 합방을 시도 하는 걸 그냥 보고 있을 수가 없어
뜰채로 포획해 매두고 우리 똘이는 중성화 수술을 해주었다.
똘이 집이 마음에 들었는지 천연스레 제 집인 양 자리를 잡는다.
가끔씩 똘이가 집을 둘러보고 나오는데
제 집 빼앗긴 걸 아는 눈치인 것 같아 보기 안쓰럽다.
일주일 정도는 상처도 아물어야 하고 격리시켜야 해서
똘이는 현재 현관에서 거의 수감상태(?)이다.^^
안전시기가 되면 둘이 어울려 사이좋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관할 경찰서에 강아지보호신고를 하고
혹시 주인이 찾을지 몰라 연락처를 남겨 놓았지만
아직까지 미아신고가 없는 걸 보면 아주 버린 것 같다고 한다.
우연히 우리 집에 찾아온 업둥이,
백설같은 첫눈이 오는 날 들어온 아이라고
'설이'라는 이름도 지어주고 일단은 보살펴주기로 했다.
가을에 들어오는 업둥이는 집안에 행운을 가져다주는 아이란다.^^
눈주위가 진물러서 치료 중인데
처음 올 때보다 조금 차도가 보인다.
따듯한 곳에서 살던 아이일 텐데
기온이 내려가니 달달 떨어서 집에 있던 진저 옷을 입혔다.
사이즈가 커서 손이 자꾸 옷속으로 빠지는 바람에
잘 걷지를 못하고 뒤뚱거리는게 귀엽다.^^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신기한 일은 하루에 두어 번 똘이와 함께 산책을 하는데
목줄 풀린 이웃집 암캐가 똘이한테 얼쩡거리니까
설이가 으르렁거리며 접근도 못하게 한다.^^
며칠 간이나마 함께 살았다고
저도 우리와 한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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