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촉도歸蜀途 / 서정주 [1915 ~ 2000 전북 고창]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님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 삼만 리.
흰 옷깃 여며 여며 가옵신 님의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巴蜀 삼만 리.
신이나 삼어줄 걸 슬픈 사연의
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
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
부질 없는 이 머리털 엮어드릴걸
초롱에 불빛, 지친 밤하늘
굽이굽이 은하물 목이 젖은 새,
차마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님아
육날 메투리; 신 둥에 으뜸. 메투리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발.
귀촉도; 주견새, 소쩍새, 접동새, 자규라는 새. 귀촉도…귀촉도… 의성어를 표현
[선문사 ‘귀촉도’ 19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