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다가다 / 김 억 [1896~ 전쟁시 납북]
오다가다 길에서
만난 이라고,
그저 보고 그대로
예고 말 건가.
산에는 청청
풀 잎사귀 푸르고
해수는 중중,
흰 거품 밀려든다.
산새는 리리
제 흥을 노래하고
바다엔 흰 돛
옛길을 찾노란다.
자다 깨다 꿈에서
만난 이라고
그만 잊고 그대로
갈 줄 아는가.
십 리 포구 산 넘어
그대 사는 곳,
송이송이 살구꽃
바람에 논다.
수로천리 먼 길을
왜 온 줄 아나?
옛날 놀던 그대를
못 잊어 왔네.
[한성도서 ‘안서시집’ 1929]
'花雲의 배움터 > 명시선집 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석류 / 조 운 (0) | 2011.08.12 |
---|---|
그 봄을 바라 / 주요한 (0) | 2011.07.29 |
힘의 동경 / 오상순 (0) | 2011.07.23 |
허무혼의 독백 / 오상순 (0) | 2011.07.21 |
별 / 이병기 (0) | 2011.07.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