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바다
칠흑 같은 물살을 가르며
하얀 포말로 목울음을 토해내는 저 배는
어쩌면 혼자 깨어있는 줄 알고 있나 봐요
검은 이불을 덮고 있는 섬들이
깊은 잠에 빠져들 즈음
정적 속으로 떠나가는 저 배는
어쩌면 혼자 가고 있는 줄 알고 있나 봐요
선미에 매달린 낡은 깃발이
숨죽이는 밤하늘을 흔들며
보이지 않는 수평선을 향해 이별을 고할 때
어둠을 끌어안으며
금세 쏟아질 듯 글썽거리는
저 별들의 눈물을
어쩌면 아무도 모르고 있을 거예요
2010.08.08
시집 <물도 자란다>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