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화운) 2022. 5. 7. 09:33

삶의 보따리

 

 

누구나

겨드랑이 사이에

껴안고 있는 알록달록 보따리

 

남이 볼세라

책갈피에 눌러둔 단풍잎처럼

이슬 내리듯 꽃다운 향기로

콧등 시리게 한다

 

한때

괴롭고 힘들었어도

잊을 수 없이 박혀 있다가

추억처럼 스며 나오는 젖은 그림자

 

굽이굽이

가시덩굴 걸어와

버리고 싶어도 버리지 못한 채

가슴 깊이 숨어서 농익을 무렵

 

풀어내도 괜찮을 때가 되면

꽁꽁 묶어놓은 보따리 열어

홀가분히 털어버리자

 

 

2020.05.07.

2022.08. 우리시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