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8

늦가을의 노래

花雲(화운) 2020. 11. 24. 13:30

늦가을의 노래

 

 

스산한 바람 불어오면

가슴에 뚫린 구멍이 자꾸만 커지네

 

삶에 눌린 허무 속으로

아물지 않은 슬픔이 배어나오고

막을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리네

 

먼지 묻은 손발 닳도록 살았고

스치듯 만난 인연 뜨겁게 사랑했고

주어진 임무에 온힘을 쏟았어도

더 이상 욕심나지 않는 덧없는 생애

 

목숨 다해 걸어왔던 그 길이

서러움으로 남겨질 줄 몰랐네

후회란 없을 것 같았던 믿음 한구석

아쉬움으로 남겨질 줄 몰랐네

 

검은 머리에 무서리 내리고

그리운 것만 남겨지는 늦가을에

구슬프게 울려오는 색소폰 소리

 

가슴을 쓸고 가는 찬바람 뒤로

사라져가는 추억이나 담아야겠네

 

 

2020.11.23

색소폰 가락에 실어보내는 늦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