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화운) 2020. 11. 10. 09:17

이 가을엔

 

 

풋풋했던 날도 있었지만

뜨겁던 여름날이 싫지가 않았네

바람만 불어도 떨리던 설렘

붉게 번지는 노을처럼

오래도록 서성이고 있었네

먼 길 걸어온 지금

떨어지는 나뭇잎 한 장에도

아프게 새겨진 추억

살아야 할 이유가 되었지만

돌이킬 수 없는 날들이

이 가을을 물들이고 있네

 

알면서도 말하지 못하고

바라만 보다가 흘러간 세월

엉켜버린 길 위에서 울어야 했네

 

어이 할 거나

어이 할 거나

이 가을엔 어이 할 거나

 

새롭게 피어나고 싶지만

다시 피는 꽃은 예전 꽃이 아니네

서럽게 흘러간 날들이지만

스쳐가는 그리움 속에

이젠 잊은 듯 묻어야 하네

돌아갈 수만 있다면

아무런 약속도 하지 못한 채

바보처럼 돌아서지는 않겠지만

뼈아픈 후회에 떠밀려

끝내 버리지 못한 미련

이 가을엔 보내야 하네

 

 

2020.11.02

가을을 위해 쓴 노래 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