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8

흔들리는 나무

花雲(화운) 2020. 9. 3. 16:24

흔들리는 나무

 

 

산 중에 있는 저 나무

바람 스쳐가니

발 한 번 떼지도 못하면서

춤을 추기 시작하네

 

작은 바람이면

두 손 들어 살랑살랑

큰 바람이면

양팔 휘저어 너울너울

 

춤을 좋아해도

스스로는 춤출 수 없고

바람이 흔들면

쉬고 싶어도 멈출 수가 없네

 

뜻대로 하지 못하고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건

줄에 매달린 꼭두각시

살아도 사는 게 아니네

 

 

2020.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