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8

어느 가을날에/<상사화>

花雲(화운) 2019. 12. 22. 11:22

 

어느 가을날에

 

 

앞으로만 걸었던 걸음

오랜 기다림 안고

한적한 벤치 위에 멈춰있다

 

바닥으로 떨어지는 단풍잎은

슬퍼도 밉지 않은데

싸늘한 바람에 손이 시리다

 

그리운 사람은

가까이 있어도 안타깝고

돌아가야 할 길은 머지않았지만

 

서러워도 일어서야 할 때

빈자리에 마음 두지 않는

연연한 뒷모습이 오히려 아름답다

 

 

2019.11.05

시집 <상사화>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