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7
편두통
花雲(화운)
2019. 10. 24. 15:31
편두통
언제부터인가
오른쪽 머리가 쿡쿡 쑤신다
좀 있으면 괜찮으려니 지나쳤으나
아침이면 그 자리에서 계속 신호음을 보낸다
무얼 호소하고 싶은 걸까?
끝내 알아주지 않으면
참다 참다 폭발할 것 같은데 그러다
돌이킬 수없는 반란이 일어날 지도 모른다
생각이 머리를 파먹으면
구멍 뚫린 자리에 멍든 피가 고인다
흘러가지 못한 피 떡이 응어리져서
아픈 데를 찌르고 찌르는데
감각을 잃어버리기 전
깊고 외진 곳에 숨어서
신음소리를 보내고 있는 것은
외면당한 것에 대한 최후의 반발이 아닐까?
어디로 뻗을지 모르는 고통을 삭이며
그나마 유예시간을 허용하는 건
참을성 있게 베푸는 마지막 자비
더는 무심하지 말라는
애정의 경고를 보내는 것이다
2019.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