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화운) 2019. 9. 15. 16:32

思父曲

 

 

아버지 떠나신지 20여 년

 

지난 사진을 뒤적이다가

문득 빛바랜 흑백사진을 본다

까만 양복에 단정한 모습

주름 하나 없는 중년의 얼굴이

너무 말끔해서 서럽다

 

내 나이보다 훨씬 젊은 시절에

알토란같은 4남매 남겨 두고

어찌 눈을 감으셨을 지

병석에서 흘리시던 마지막 눈물에

지금도 가슴을 베인다

 

꿋꿋이 살고 있는 자식들을 본다면

대견하다 기뻐하실 텐데 

맘 저리도록 뵙고 싶은

한가위 달밤

 

만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저승길이라도 마다 않고 찾아가련만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둥근 달이 오늘따라 야속타

 

 

2019.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