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7
캉캉댄스
花雲(화운)
2019. 7. 8. 09:57
캉캉댄스
19세기 파리
유흥극장 물랑루즈에서는
층층의 겹치마를 입고
높은 모자를 쓴 무희들이
치마를 흔들며 뛰어나와서
발을 구르며 격렬한 춤을 추었다
담배 연기 깔리는
무대 위에서 허공을 걷어차던
그녀들의 춤사위는
무엇을 향한 항거였을까
무거운 치마를 걷어 올리고
뒤로 돌아서서 내밀던 엉덩이는
손뼉을 치며 즐거워하는 남자들 앞에서
깜짝 시위라도 하고 싶었던 걸까
어지러운 향수 냄새
독한 양주 냄새
진동하는 광란의 도가니 속에서
여자들의 몸부림을 구경하던
소심한 신사의 얼굴이 붉어졌다
2019.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