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화운) 2010. 8. 9. 17:55

밤바다

 

 

칠흑 같은 물살을 가르며

하얀 포말로 목울음을 토해내는 저 배는

어쩌면 혼자 깨어있는 줄 알고 있나 봐요

 

검은 이불을 덮고 있는 섬들이

깊은 잠에 빠져들 즈음

정적 속으로 떠나가는 저 배는

어쩌면 혼자 가고 있는 줄 알고 있나 봐요

 

선미에 매달린 낡은 깃발이

숨죽이는 밤하늘을 흔들며

보이지 않는 수평선을 향해 이별을 고할 때

 

어둠을 끌어안으며

금세 쏟아질 듯 글썽거리는

저 별들의 눈물을

어쩌면 아무도 모르고 있을 거예요

 

 

2010.08.08

(시 3에서 옮겨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