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강 노래 - 임제
대동강 노래 - 임제
浿江曲(패강곡)
離人日日折楊柳 (리인일일절양류) 이별하는 사람들 날마다 버들 꺾어
折盡千枝人莫留 (절진천지인막류) 천 가지 다 꺾어도 가시는 임 못 잡았다.
紅袖翠娥多少淚 (홍수취아다소루) 어여쁜 아가씨들 눈물 때문일까
煙波落日古今愁 (연파락일고금수) 안개 물결 지는 해에 근심만 가득하다.
* 浿江: 대동강의 옛 이름
* 紅袖: 붉은 소매 옷. 여기서는 어여쁜 아가씨를 나타내는 말
林悌 (1549~1587)
- 조선 중기의 문인. 호는 白湖. 본관은 나주이다.
- 1577년 문과에 급제하여 예조정랑을 지내다가 동인과 서인이 다투는 것을 보고 벼슬을
그만 두었다. 성품이 호방하여 얽매임이 없었다.
- 아름답고 섬세한 시를 많이 지었고 《수성지》와 《화사》 같은 소설을 남기기도 했다.
문집 《백호집》이 있다.
작품해설
- 조선 시대 임제가 지은 〈대동강 노래〉 가운데 한 수이다. 원문을 보면 첫째 구절 끝에
버들 '柳"자가 있고, 둘째 구절 끝에 머무를 '留'자가 있다. 두 글자의 소리가 같기 때문에
버드나무라는 말은 가지 말라는 뜻으로도 읽힌다.
- 그래서 버들가지를 준 것은 다시 만나자는 다짐보다 가지 말라는 만류의 뜻이 더 많았던
것을 알 수 있다.
- 옛날 조선 시대에 평양의 기생은 노래 솜씨도 뛰어나고 아름답기로 유명했다. 풍류 있는
선비들은 평양에 놀러 가서 기생들과 흥겨운 술자리를 갖곤 했다. 헤어질 때가 되면
차마 그냥 헤어지지 못하고 다시 만날 다짐을 나누곤 했는데, 이때 다시 만날 것을
다짐하는 정표로 준 것이 바로 버들가지였다.
- 평양의 아가씨들은 매일 강변에 나와서 돌아오지 않는 사람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린다. 강물 위에는 그녀들이 흘리는 눈물과 내쉬는 한 숨 때문에 안개가 저렇게
자옥하다고 시인은 과장해서 말했다.
- 버드나무는 봄이 오는 소식을 제일 먼저 알려 주는 나무이다. 또 봄의 설렘을 나타내는
나무이기도 해서 한시 속에 가장 많이 등장하기도 한다. 버드나무는 봄날의 설렘과 사랑
하는 사람과 다시 만날 희망을 나타내는 나무이기도 하다.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 . 정민.
(주)보림출판사.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