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漢詩 1

소리와 풍광 속에서 고요함 기르리라 - 원감 충지

花雲(화운) 2018. 3. 5. 13:09


소리와 풍광 속에서 고요함 기르리라 - 원감 충지

<閑中自慶>



日日看山看不足 (일일간산간부족)   날마다 산을 보아도 보기 모자라고

時時聽水聽無厭 (시시청수청무염)   무시로 물소리 들어도 듣기 싫지 않네.

自然耳目皆淸快 (자연이목개청쾌)   저절로 눈과 귀가 맑고 상쾌하니

聲色中間好養恬 (성색중간호양념)   소리와 풍광 속에서 고요함 기르리라.


圓鑑 沖止 (1226~1292)

- 고려


작품해설

- 이 시의 첫째 구절과 둘째 구절은 산중에서 산을 바라보고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살아가는 산승의 생활을 이야기하고 있다.

- 날마다 산을 보아도 또 보고 싶고, 무시로 물소리 들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고

   하니, 그는 분명 이 산과 물을 깊이 사랑하여 그 속에 빠져 있음이 분명하다.

- 셋째 구절에서 눈과 귀가 저절로 맑고 상쾌해진다는 것은 아무 걸림이 없이 투명

   해졌다는 것이다. 이 말은 '마음의 눈'으로 보고 '마음의 귀'로 듣는다는 말이리라.

- 공자는 예순의 나이에 귀가 순해졌다는 '耳順'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세상에 온갖

   소리가 아무 것도 귀에 거슬리지 않으며, 의미있게 들리고 소중하게 들렸다는

   이야기다.

- 넷째 구절은 바로 이 시의 결론이다. 냇물 소리와 산의 풍광 속에서 고요함 기르

   겠다는 것은 바로 현상의 세계와 진리의 세계가 둘이 아님을 말해주는 것이다.

   곧 "생이 곧 공이요, 공이 곧 색이다."(色卽是空, 空卽是色)라는 선언을 쉽고 감각에

   와 닿게 설명해주고 있다.



「詩境 : 漢詩와 道」, 금장태, 禪詩의 세계

 박문사,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