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에 걸려 있는 이것이 바로 내 마음 - 한산
푸른 하늘에 걸려 있는 이것이 바로 내 마음 - 한산
衆星羅列夜明深 (중성나열야명심) 별은 총총하나 달 밝은 밤은 깊어가고
巖點孤燈月未沈 (암정고등월미침) 바위 굴 외로운 등불 달도 기울어 가는데
圓滿光華不磨瑩 (원만광화불마형) 가득 차서 빛나며 이지러지지 않는 광채
掛在靑天是我心 (괘재청천시아심) 푸른 하늘에 걸려 있는 이것이 바로 내 마음.
寒山 (?)
- 唐
작품해설
- 넓은 하늘에 반작이는별들이 총총하게 박혀 있고, 달은 떠서 밤하늘이 밝은데 이렇게
밤늦도록 밤하늘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 둘째 구절로 내려오니 사람의 그림자가 희미하게 보인다. 사람이 어디에 있는 지도
보이는 듯한데 싶은 산속 바위 굴에 등불 외롭게 가물거리고 있으니 그 사람은 분명
속진을 버리고 도를 닦는 사람일 터, 천지 사방에 티끌하나 움직임도 없이 지극히
고요하고 맑은 기운만 감돈다.
- 셋째, 넷째 구절에 오니 한 순간 밤하는을 지켜보던 사람의 눈에서 섬광이 번쩍하고
빛난다. 태양처럼 원만하고 조금도 이지러짐이 없는 찬란한 광채가 '天心' 곧 하늘
한 가운데 모여들어 사라지지 않고 걸려 있다. 이 '천심'에서 빛나는 광채가 바로 내
마음 곧 '我心'의 광채임을 확인해주고 있다.
- 내 마음이 이렇게 빛나는 광채로 떠오르는 것은 바로 깨달음의 장면일 것이다.
인간의 마음을 먹구름처럼 두껍게 덮고 있는 어리석음의 어둠, 곧 '無明'의 껍질을
벗겨내고 반야의 지혜가 밝은 빛을 열어주어 세상을 환하게 비쳐볼 수 있는 깨달음
일 것이다.
「詩境 : 漢詩와 道」, 금장태, 禪詩의 세계
박문사,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