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漢詩 1

가을 생각 - 장적

花雲(화운) 2018. 1. 22. 16:48

가을생각- 장적

秋思<추사>  『唐詩品彙당시품휘』권 51



洛陽城裏見秋風 (냑양성리견추풍)   낙양성 안에서 가을바람을 보고

欲作家書意萬重 (욕작가서의만중)   집에 보낼 편지 쓰려는데 생각만 만 겹이다.

復恐匆匆說不盡 (부공총총설부진)   그 와중에 급하게 쓰느라 말을 다못한 듯하여

行人臨發又開封 (행인임발우개봉)   가는 사람이 출발하려 할 때 또 뜯어보았지.


張籍 (766~830)

- 당나라 시인.


작품해설

- '行人臨發又開封' : 편지를 쓴 사람이 못다 한 말이 있는가 싶어 출발할 때 다시

   봉투를 뜯고 편지 내용을 확인한다는 말이다. 고향과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이 들어

   있는 시구라 하겠다.

   이런 뜻이 있는데 춘향이 이몽룡에게 쓴 편지를 방자가 보여주지 않자 초라한 행색의

   이몽룡이인용하여 시구의 뜻을 재치있게 인용했다.

- '秋風' : '쓸쓸함', '근심', '그리움' 등 비교젹 무거운 정서가 들어있다. 그것에 맞게

   장적은 가을바람 속에서 '향수'를 꺼냈다. 바람은 보이지 않는 것인데 '가을바람을

   본다(見秋風)'고 한 것이 눈에 띈다. "見' 안에 낙양성의 가을 풍경을 함축해 높은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쉽게 읽히지만 표현하기 쉽지 않은 구절이다.

- 고향에 있는 식구 생각이 날 장적은 편지라도 써야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러나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머릿속에 생각만 맴돌 뿐 글이 내려가지 않는다. '생각만 만 겹이다'

   라는 말 속에는 식구에 대한 갖가지 생각과 함께 마음먹은 대로 글을 쓰지 못하는

   장적의 답답함이 스며있다.

- 옛날엔 우체국이 없어 편지를 보낼 속으로 가는 사람이 있으면 그에게 편지를

   맡긴다. 그런 사람이 있을 때 급하게(匆匆총총) 써야 한다. 이러니 다 써 놓고도 못내

   아위운 마음이 든다.

- 먼길 떠날 사람이 기다리든 말든 일단 '가는 사람이 출발하려 할 때 또 뜯어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상황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고향을 그리는 애특한 마음을 잘

   드러낸 작품이라 하겠다.

- 이런 내용을 '춘향전'의 작자는 이 시를 해학으로 풀어냈다. 그만큼 일반에게 널리

   알려졌다는 방증이다.



「한시에 마음을 베이다 」  김재욱 지음. 然·五

  왕의 서재.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