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漢詩 1

고향 생각 - 이구

花雲(화운) 2018. 1. 21. 10:17


고향생각- 이구

鄕思 『宋詩鈔송시초』권 44



人言落日是天涯 (인언낙일시천애)   사람들이 "해 지는 곳이 하늘 끝이다." 해서

望極天涯不見家 (망극천애불견가)   하늘 끝을 바라봤지만 내 집 보이지 않아

已恨碧山相阻隔 (이한벽산상조격)   푸른 산이 막아선 것, 한스러웠는데

碧山還被暮雲遮 (벽산환피모운차)   푸른 산 마저 저녁 구름에 가려지다니.


李覯 (1009~1059)

- 송나라 시인

- '詩讖'이라는 말이 있다. 시에 예언이 담겼다는 뜻이다. 자신도 모르게 시 곳에 자신의

   미래를 예언하는 것을 뜻한다. 이 시를 쓴 이구의 운명이 그러했다고 한다. 이 작품을

   두고 『宋詩紀事』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어떤 사람이 말했다. "이 시에는 겹겹의 장애가 있다. 아마 이구의 삶은 불우할 것이다."

   뒷날 보니 과연 그 말과 같았다.'


작품해설

-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풍경에 '鄕愁'가 끼어들면서 슬픈 그림이 되었다. '떨어지는 해

   (落日)', 하늘 끝(天涯)', 마아서는(阻隔, 조격)', 저녁 구름에 가려진(暮雲遮, 모운차)'

   등의 시어를 통해 시인의 고향은 아주 멀리 떨어져 있고, 가고 싶어도 공간은 물론

   시간적인 장애도 있는 그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 자신이 처한 상황을 자연의 풍경을 통해 우회적이면서도 적극적으로 표현한 시다.

- '이 시에는 겹겹의 장애가 있다'고 한 평가는 적절하게 보인다. 시인의 시야가 먼

   곳에서부터 가까운 곳으로 조금씩 좁아지면서 자신의 처지를 더욱 구체화하고 있다.

- 자신이 가야 할 곳은 하늘 끝인데, 거기에 가려면 산을 넘어야 한다. 산을 넘으려

   하니 그마저 구름에 가려져 갈 방법이 차단되어 버렸다. 이렇게 읽으면 이 시는 매우

   절망적인 정서를 담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한시에 마음을 베이다 」  김재욱 지음. 然·二

  왕의 서재.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