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漢詩 1

뜰 앞에 무성한 버드나무는 - 오광운

花雲(화운) 2017. 12. 19. 20:39


뜰 앞에 무성한 버드나무는- 오광운

送靈巖使君鄭來仲 (송영암사군정내중) 



肺肺庭前柳 (폐폐정전류)   뜰 앞에 무성한 버드나무는

折之花如雪 (절지화여설)   꺽인 꽃이 눈같이 흰데

朝贈太守別 (조증태수별)   아침에 태수와 이별할 때 선물로 주고

募贈太守別 (모증태수별)   저녁에 태수와 이별할 때 선물로 주네

柳禿已無枝 (유독이무지)   버들은 민둥이 되어 벌써 가지가 없으니

繼以芳蘭折 (계이방란절)   꽃 핀 난초를 꺾어서 버들을 대신하도다

柳枝猶易衰 (유지유역쇠)   버들가지는 오히려 쉽게 쇠하여 시들지만

蘭香竟不滅 (난향경불멸)   낱초의 향기는 끝내 사라지지 않는다네


* 肺肺 : 무성한 모양

* 折枝花 : 꺾은 꽃. 여기서는 이별의 징표로 주는 하얗게 핀 버들가지를 가리킴

* 禿 : 벗어지다. 대머리

* 已 : 이미. 벌써

* 猶 : 오히려. 도리어

* 易 : 금방. 쉽게

- 竟 : 끝내. 끝까지. 마침내



오광운(1689~ 1745)

조선 후기의 문인. 본관은 同福 이며 자는 永伯, 호는 藥山이며, 시호는 忠章이다.


작품해설

- 버들가지로 묶어 놓은 이별의 情恨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사랑하는 벗과의 이별을

   아쉬워하는 노래이다.

- 복잡하고 교조적인 규칙에 얽매이는 경향이 있는 근체시를 마다하고 고체시를 선호했던

   시인의 작시 성향 때문인지 이 시에는 근체시가 가지는 복잡하고 어려운 규칙이나

   어려운 내용의 用事 같은 것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시는 맑음 그 자체

   라고 할 수 있다.

- 首聯은 생명 탄생을 의미하는 봄과 우정의 죽음을 의미하는 이별을 대비시켜 슬픔의

   정서와 감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頷聯은 버들가지를 꺾고 또 꺾어 이별의 정표로 줌으로써 이별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시인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결국 버들가지는 다 꺾여 민둥의 상태가 되고 말았음에도

   시인은 벗을 보낼 마음이 전혀 없으며 보내더라도 늘 마음에 두고 싶어 한다.

- 頸聯에는 헤어짐을 우정이 끝나는 이별로 생각하지 않으려는 시인의 정서가 잘 드러나

   있다.

- 尾聯은 버들가지의 모자람과 시듦을 난초의 향기로 대체시켜 노래함으로써 시인의

   영원한 우정을 나타내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