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6

수목장(樹木葬)

花雲(화운) 2017. 11. 30. 19:07

수목장(樹木葬)

 

 

언젠가 죽으면

어떤 이는 천국에 가리라 믿고

어떤 이는 극락에 가리라 믿으며

어떤 이는 다음 생이 없다고 여긴다

각기 정한 믿음에 따라서

영영 떠나는 마음이나

남아서 보내는 마음이나

어쩌든지 좋은 곳에 가기를 기원한다

햇살 고운 언덕에 묻히든지

강물 따라 여울져 흘러가든지

연기보다 가볍게 날아가든지

아니면 나뭇잎의 숨결로 달리 살든지...

어디로 가든지

돌아올 수 없는 길로 떠나가지만

수십 년, 수백 년을 하루 같이 사는 나무처럼

봄마다 꽃같이 피어나서

반가운 소식 기다리듯 눈비 맞으며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얼굴

다시 한 번 볼 수만 있다면

푸르게 서 있는 목숨으로 살아도 족하리

 

 

2017.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