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화운) 2017. 5. 17. 13:40


 

 

천국여행

 

 

천국은 하늘에 있다지요

그렇다면 이 땅을 떠나야 하는데

지금 사는 세상과 이별하지 않고

천국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틈틈이 꽃과 나무를 심었습니다

한 해가 지나고 새 봄이 오자

어린 꽃봉오리가 얼굴을 내밉니다

그러던 어느 날

슬며시 문을 열던 꽃망울이

방긋 폭죽을 터트리더니

수많은 꽃잎들이 한데 모여

매일 아침 목청 높여 축제를 벌입니다

 

봄에는 매화, 목련, 개나리...

여름에는 장미, 백합, 백일홍...

가을에는 국화, 코스모스...

겨울에는 눈부신 얼음꽃이 피어나

꽃들이 떠난 자리를 채우고

꿈결 같은 하모니를 들려줍니다

 

해마다 늘어나는 식구들과 사이좋게

계절 따라 찾아오는 생명의 천사들

산골짜기 오두막 작은 뜨락에

하늘의 향기 뿌려주려고

꽃 보따리 품에 안고 먼 길 날아옵니다

 

 

2017.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