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화운) 2017. 5. 9. 19:47

꽃살문

 

 

문 하나 사이로

한 쪽은 안

한 쪽은 바깥

들어갈 때나 나갈 때

 그 문 열고 다닌다

 

문 하나 사이로

이쪽은 방

저쪽은 마루

방에서 밖을 내다보고

마루에서 안을 바라본다

 

문 하나 사이로

어두워지기도 하고

밝아지기도 하는데

낮에는 안이 어두운 듯 보이지만

밤에는 밖이 암흑에 갇힌다

 

시공을 넘나들며

살아가는 이야기 나이테로 쌓이면

보일 듯 가려진

문 사이로 오가는 마음

문창살에 천 송이 꽃으로 피어나다

 

 

2017.04.19

木音창호전수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