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화운) 2016. 12. 31. 14:18

아내의 절

 

 

아침이 훤히 밝았는데도

아내는 자리에서 일어나질 못한다

 

뒤늦게 눈을 뜬 아내

시간을 확인한 순간 소스라치게 놀라

자리에서 튕겨나듯 일어난다

 

허둥지둥 앞치마를 두르다가

부엌에서 나오는 남편을 보고

"벌써 시간이 이리 된 줄 몰랐네요!"

"밥솥에 쌀은 내가 안쳐놓았구려."

 

남편 앞에 다소곳이 선 아내

머리가 땅에 닿도록 허리를 굽히며

"고~맙습니다!"

굵직한 웃음소리가 부엌에서 울려 퍼진다

 

 

2016.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