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6

기억하지 말아요

花雲(화운) 2016. 7. 8. 11:05

기억하지 말아요

 

 

종합병원 중환자실

잠시 의식을 되찾은 그녀는

눈을 떠서 병실을 확인한 순간

눈물샘도 말라버린 채 몸부림치며 

벌레처럼 살아온 지난 날을 억울해했다

 

화급히 달려온 의사

진땀나도록 응급조치를 실시했지만

환자의 입술은 새파래지면서

다시 눈을 뜨지 않았다

 

치욕에 억눌려 살아온 삶이었다면

기억하지 말아요

이승에서 만났던 사람 어쩌다 스치더라도

전혀 기억하지 말아요

 

예쁘지 않아도 소중한 사람으로

아프지 말고 외롭지 않게 살아가기를

그리고 언제든지 반짝이는 별

하나쯤 그 가슴에 간직하기를 바래요

 

 

2016.07.07